나는 전주에서 실비아를 찾아 헤맸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그녀를 찾아,,,

by 파란
[아이의 얼굴606] 졸업식 풍경5
 
[아이의 얼굴606] 졸업식 풍경5

1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서처럼 유령들의 향연을 본 사람들은  유령들이 먹고 마시는 것을 보지 않았더라도 그들이 연회를 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1)다.

2
'유령들의 향연'(발터 벤야민)에 초대받은 나는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서 있었다. 아이들이 폭죽처럼 터지고 있었다. 나는 그곳을 찍을 수 있을까. 내가 그곳에 대해 쓸 수 있을까. 벤야민의 말은 옳았다, "내가 나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것은 이런 꿈이었다."(158쪽) 그 시간, 나는 그 곳을 독점했다. 그러나 한편 뭐랄까, "유령이 바삐 움직이고 있던 장소는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곳이었다."(157쪽) 하지만 "그곳은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도 왠지 내가 잘 알고 있는 장소와 비슷했다."(157쪽) 나는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유령들 사이를 물고기처럼 헤엄쳐 다니며 구술을 받아적었다. 어린 유령들의 손에 꽃이 들려 있었다. 아이들이 입을 열면 꽃은 공기방울이 되고 제멋대로 떠다니다가 천정에 부딪혀 평, 하고 터졌다. 어린 유령들은 무/엇/을 하지 않았다. 그저 손을 내밀거나 입을 열거나 걸음을 옮기거나 그것이 전부였다. "유령들은 그것들을 갖고 무엇을 하거나 그것들에게 무슨 짓을 하지도 않았다."(157) 

나는 산 증인, '유령들의 향연'을 듣고 본 산 증인, "그리고 그것보다는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던 일-나의 꿈-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158)

1) 발터 벤야민, <베를린의 어린 시절>, 새물결, 2007, 157-158쪽
by 파란 | 2018/02/13 13:26 | 아이의 얼굴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paran69.egloos.com/tb/1128768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  다음 >>